2017/07/08 썸네일형 리스트형 고은 시인의 할아버지란 시를 읽었다. 할아버지 고은 아무리 인사불성으로 취해서도 입 안의 혓바닥하고 베등거리 등때기에 꽂은 곰방대는 용케 떨어뜨리지 않는 사람 어쩌다가 막걸리 한 말이면 큰 권세이므로 논두렁에 뻗어 곯아떨어지거든 아들 셋이 쪼르르 효자로 달려가 영차 영차 떠메어 와야 하는 사람 집에 와 또 마셔야지 삭은 울바자 쓰러뜨리며 동네방네 대고 헛군데 대고 엊그제 벼락 떨어진 건넛마을 시뻘건 황토밭에 대고 이년아 이년아 이년아 외치다 잠드는 사람 그러나 술 깨이면 숫제 맹물하고 형제 아닌 적 없이 처마 끝 썩은 낙수물 떨어지는데 오래 야단받이로 팔짱끼고 서 있는 사람 고한길 그러다가도 크게 깨달았는지 아가 일본은 우리나라가 아니란다 옛날 충무공이 일본놈들 혼내줬단다 기 죽지 말어라 집안 식구 서너 끼니 어질어질 굶주리면 부엌짝 군불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