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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화목이 왕성해 지는 산행기

짧은 산행이었지만

우리가족 모두 산에 오른 첫 산행이었다.

 

앞서 갈 필요도 없고

서로 눈에 보이는 거리만큼을 두고

기다리는 마음

염려하는 마음

혹시 도움이 필요 할까? 살피는 마음을 느끼게 된

감사함이 가득한 산 오름 이었다.

 

가족의


화목이

왕성한

에 다녀온 이야기를 잠깐 해 보려고 한다.

 <관룡사 용선대에서 가족사진>


오늘 우리가 다녀온 화왕산 관룡사는 우포늪 만큼 이나 철쭉과 억새로 유명한 창녕군 화왕산군립공원 내 병풍바위 아래에 위치한 사찰이다.

신라 8대 사찰의 하나로 내물왕 39(394)에 창건되었다고 전해지며 원효대사가 중국 승려 1,000여 명을 모아놓고 화엄경을 설법한 곳으로 전해진다. 창건이 394년이니깐 2014년에서 394년을 빼보니 무려 1620년 전에 세워진 사찰이다.

창건 당시 화왕산에 자리하는 연못에서 아홉 마리의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에서 관룡사(觀龍寺)의 이름이 유례되었다고 한다. 화왕산 분화구는 지금도 용이 살 법하게 느껴진다.

 

 <관룡사의 가을과 일주문>

나에게 돌담장으로 만들어진 관룡사의 일주문(一柱門)은  고집으로 다가왔다

 일주문은 사찰에 들어가는 첫 번째 관문으로 일심(一心)을 상징한다. 신성한 절에 들어서기 전에 세속의 번뇌를 불법의 청량수로 말끔히 씻고 일심으로 진리의 세계로 향하라는 상징적인 가르침이 담겨 있는 통로 인 곳이다. 그 일주문이 돌담장으로 되어 있으니 늘 보는 소박함으로 포장된 올곧은 고집을 보여준다. 부처님의 진리는 늘 곁에 있으나 그 단단함은 돌과 같다는 뜻을 보여 주는 듯하다. 그리고 관룡사의 일주문은 나 잘 낫소 라고 고개를 곳곳이 세우며 들어서면 꼭 머리가 다일 듯 하며 겸손한 자세와 마음이 저절로 생기게 하는 일주문이다.

 

 <관룡사 일주문 낙엽길>


관룡사 뒤편으로 높지도 낮지도 않은 산길을 통해 800미터만 오르면 출항하는 배의 모습으로 비유한 반야용선이란 별칭을 가진 용선대를 만날 수 있다.

 

 

관룡사 용선대에서는 관룡사 용선대 석조석가여래좌상[觀龍寺龍船臺石造釋迦如來坐像]이 계신다. 부처님의 대자 대비를 펼치시기 부족함 없이 탁 트인 시야를 확보한 용선대에 자리 잡은 석조석가여래좌상는 현재 보물 제295호로 지정돼 있다.

 

<부처님의 대자 대비를 펼치시기 부족함 없이 탁 트인 시야를 지닌 용선대>



결가부좌한 무릎께에는 표현이 투박한 항마촉지인을 하고 있는 손을 볼 수 있다.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은 오른손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 두 번째 손가락으로 땅을 가리키는 모양으로 이는 석가모니가 보드가야의 보리수 아래에서 성도하는 순간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수행을 방해하는 모든 악마를 항복시키고 성취한 정각(正覺), 지신(地神)이 증명하였음을 상징하는 모습이라고 한다. 그래서 항마촉지인이라는 말이 콱마~!조지삔다.라고 들리는 것 같기도 하다.


< 투박한 항마촉지인을 하고 있는 용선대 석조석가여래좌상>


오늘 만난 관룡사 용선대 석조석가여래좌상 부처님은 우리곁에서 비가 오면 비를 같이 맞으시고 눈이오면 눈을 같이 맞으실 테고 오늘처럼 무지개가 활짝 피어오르면 그 또한 같이 즐기실 분이시다. 그리고 가을 단풍으로 물들어갈 화왕산 자락도 같이 즐기실 우리 곁에 부처이시다. 그 옛날 이곳에 석조석가여래좌상을 만들때 투박한 모습과 평범한 모습으로 새긴 이유 또한 민중과 함께 비와 바람 그리고 단풍까지도 세상만사 희로애락을 같이 누릴 부처를 원했던 게 아닐까 싶다. 나에게 오늘 나와 같이 비 맞고 무지개를 같이 본 관룡사 부처상 천하제일의 부처상으로 자리 매김하였다. 우리가 사는 마산 창원 진해 지역과 멀지 많은 곳이니 이 가을이 가기전에 꼭 한번 가보시길 권해 드린다.


<용선대 석조석가여래좌상과 같이 즐긴 무지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