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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먹고 다니냐?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이라는 영화의 송강호의 명대사입니다.

유력한 살인 용의자 박해일을 증거 부족으로 놓아주면서 형사 송강호가 내던진 한마디

“밥은 먹고 다니냐?”

 

이 말은 우리나라 사람의 관용구와 같은 말입니다.

70년대 후반 출생인 저에도 인사말과 같은 관용구입니다.

 

“아침은 드셨습니까?“ , "식사는 하셨습니까? "의 물음은

우리 민족에게 아주 일상적인 인사말이면서 우리의 실존과 맞닿은 언어인 것 입니다.

오랜 세월 수탈과 전쟁, 가난과 배고픔, 생존의 위기를 겪어온 지난 역사가 녹아든 관용구입니다.

그래서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밥 입니다.”

살인 용의자에게 조차도 물어 보고 챙겨 봐야 할 질문이

“밥은 먹고 다니냐?”입니다.

 

우리는 지금 가난과 배고픔을 벗어난 시절을 살고 있지만 우리 집에서는 유독 구경하기 힘든 음식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오라 “죽”입니다.

 

요즘은 “죽” 이라는 식품이 노인이나 어린이의 보양을 위한 보양식으로, 아픈사람의 병인식(病人食) 또는 회복식으로 먹고 있고 가끔 별미로 먹기도 하는 음식입니다.

 

그러나 저희 아버지에게 “죽”은 식량이 없어 먹는 구황식량이었습니다. 가난과 배고픔의 상징이지요.

 

학교 다닐 때 아버지의 도시락은 주전자였다고 합니다.

“죽”에 들어갈 쌀마저 넉넉하지 못해 끈기가 없는 물이나 마찬가지인 “죽”을 도시락으로 싸다니셨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주전자 도시락이 부끄러워 교실에서는 못 드시고 인근 산으로 몰래 올라가 마시듯 하고 내려오셨다고 합니다. 배고픔의 서러움을 몸으로 진저리나게 느끼셨기에 저희 집에서는 “죽”이라는 음식을 먹기 힘들었습니다.

 

그때 저희 아버지의 심정을 이해 할 수 있는 글 한편을 얼마 전에 읽었습니다.

“점심시간이 지나고 교실로 들어오면 반찬 냄새와 밥 냄새 때문에 배고픔의 고통이 더 심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2009년에 쓴 <변방>(형설라이프)이란 책에 있는 글이다>

 

 

가난 때문에 물로 배 채운 학창시절이 있었고, 농협조합장의 부정 때문에 누명을 쓴 아버지를 위해 독하게 공부해 검사가 되었고, 4선 의원을 거쳐 경남도지사 자리에 계신 홍준표 도지사님의 글입니다.

 

가난 때문에 배고픔의 고통을 느끼셨다면,

학교에서 먹었던 밥에서 차별을 느끼셨다면,

권력의 부당함에 이를 악 다물어 보셨다면

홍준표 도지사님은 이제 경남에 있는 학생들에게 물어 보셔야 할 말씀이 있습니다.

 

“학교 급식은 먹고 다니냐?”

“학교 급식은 맛있게 먹고 다니냐?”

“학교 급식은 맛있게 충분히 먹고 다니냐?”

 

혹시 그렇지 못하다면

“도지사인 내가 너희들에게 어떻게 하면 맛있고 충분한 학교급식을 줄 수 있을까 ?”를 물어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홍준표 도지사님

또 다시 추운 겨울입니다.

 

어느집 아들은 영하의 날씨에 급식비와 학원비를 벌기 위해 모닥불을 피워 놓은 채 밤새일 하시는 아버지를 먼발치에서 보고 피눈물을 흘리고 있을 수 있는 그런 계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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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멩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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