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안경을 끼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엔 곧 잘
시도
수필도
소설도 읽었다.
감동이 있었고
여운도 있었고
낭만도 있었다.
좋은 구석을 떼다가
좋은 데 써먹기도 했었다.
내가 안경을 쓰고
글을 읽은 시절엔
책에서 필요한 부분을 찾아내 읽었다.
숫자를 챙겼고
정보를 챙겼고
과정과 결론을 챙겼다.
무엇 무엇에 관한 연구
무엇 무엇에 관한 보고서
다시 안경을 벗고
글을 읽을 시간이 돌아왔다.
숫자
정보
과정
결론 대신
감동 여운 낭만이 그리워지고
꼭 필요한 시절이다.
울음이 터져 나오기 전에
그래야만 할 시절이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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