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키운것은
새벽시장 할머니의 몸짓이었습니다.
새벽별 초롱한밤
할머니는 장꺼리를해서 내다파셔습니다.
진전면 이명리 아랫골
현금이야 일년에 두어번 매상때
나락 판돈 아니면 없었습니다.
제 할머니는 온 들과 갯벌을 헤집고 다시시며
새벽시장 좌판에 웅크리고 앉으셔서
돈을 만들어 오셨습니다.
꼬깃꼬깃 접혀진 돈
비릿한 비릿내 나는 돈
어린마음에 싫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만들어 오신 돈은
손자 홍표는
부끄러운 날이 있었습니다.
할머니가 주신 돈은
다시 정성껏 폈습니다.
그 시절 꼬깃꼬깃 접힌 돈이 부끄러웠나 봅니다.
그 버릇은 지금도 남아
지갑에 돈 넣을 땐
잘 정리해서 넣습니다.
새벽시장
좌판에 앉아 장사하시는 분
얼굴 얼굴이 제 할머니같고 어머니같아서
마음 한켠이 짠 합니다.
그런분들 앞에서 나눠드리는 명함이라
더 공손히 마음으로 대합니다.
서러워 눈물 짓는 사람들이 안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혹여나 서러운 눈물나는 분들의 눈물을 같이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제 어머니같고
제 할머니같아 그렇습니다.
******************************
새벽시장 사람들
김정호
어둠을 밀어내고 안개를 삼킨다
바다 갈매기 날아와
붉은 태양 토해낼 때
숨가쁜 영혼으로 종종걸음치며
가끔씩 내지르는 사람들의
외마디 비명 소리가 새벽을 연다
미처 뜨지 못한 눈 비비며
시장 안을 휘젓고
질긴 삶을 외치는 사람들의 숨소리
빛바랜 떡잎같은 운명 움켜쥐고
절망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몸부림
아직 문을 열지 않은 한 곳에는
굽은 등이 서러워 눈물짓는 할머니
오늘도 새벽시장은
세상 사람들의 억억(億億) 소리에
굽은 허리 더욱 낮아져 헉헉거리고
찬바람이 스쳐 지나간 얼굴에
시장사람들 얼룩진 눈물 자국
안개꽃되어 떨어진다
새벽시장 할머니의 몸짓이었습니다.
새벽별 초롱한밤
할머니는 장꺼리를해서 내다파셔습니다.
진전면 이명리 아랫골
현금이야 일년에 두어번 매상때
나락 판돈 아니면 없었습니다.
제 할머니는 온 들과 갯벌을 헤집고 다시시며
새벽시장 좌판에 웅크리고 앉으셔서
돈을 만들어 오셨습니다.
꼬깃꼬깃 접혀진 돈
비릿한 비릿내 나는 돈
어린마음에 싫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만들어 오신 돈은
손자 홍표는
부끄러운 날이 있었습니다.
할머니가 주신 돈은
다시 정성껏 폈습니다.
그 시절 꼬깃꼬깃 접힌 돈이 부끄러웠나 봅니다.
그 버릇은 지금도 남아
지갑에 돈 넣을 땐
잘 정리해서 넣습니다.
새벽시장
좌판에 앉아 장사하시는 분
얼굴 얼굴이 제 할머니같고 어머니같아서
마음 한켠이 짠 합니다.
그런분들 앞에서 나눠드리는 명함이라
더 공손히 마음으로 대합니다.
서러워 눈물 짓는 사람들이 안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혹여나 서러운 눈물나는 분들의 눈물을 같이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제 어머니같고
제 할머니같아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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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시장 사람들
김정호
어둠을 밀어내고 안개를 삼킨다
바다 갈매기 날아와
붉은 태양 토해낼 때
숨가쁜 영혼으로 종종걸음치며
가끔씩 내지르는 사람들의
외마디 비명 소리가 새벽을 연다
미처 뜨지 못한 눈 비비며
시장 안을 휘젓고
질긴 삶을 외치는 사람들의 숨소리
빛바랜 떡잎같은 운명 움켜쥐고
절망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몸부림
아직 문을 열지 않은 한 곳에는
굽은 등이 서러워 눈물짓는 할머니
오늘도 새벽시장은
세상 사람들의 억억(億億) 소리에
굽은 허리 더욱 낮아져 헉헉거리고
찬바람이 스쳐 지나간 얼굴에
시장사람들 얼룩진 눈물 자국
안개꽃되어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