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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란 서로 한곳 만 보는 것도 아니다.

오늘 아침에 아들녀석이랑 아내가 싸웠다.
아들녀석의 편을 들어줘도 될 사안이었다.
그러나 온전히 아내편을 들어줬다.

아들을 차로 학교로 데려다 주면서
"아들! 지금부터 난 엄마편을 들어줄끼다."라고 선언했다.

만 40을 살면서 연애때까지 합치면 20년 가까지 이어온 인연이다.
지난 20년 무지막거하게 다퉜다.
연애때 던져버린 전화기도 여럿이다.
이렇게 저렇게 지내온 투쟁의 결과물이 윤각을 드러낸다.
그 부부로서의 삶의 윤각이 잘 드러난 시 한편 옮겨둔다.

부부란 서로 한곳 만 보는 것도 아니다.
등 돌려 걸어갈 때도 있다.
그러나 한 가지!

걸음의 속도는 꼭 맞추어야 한다.
그게 배려고!
그게 사랑이고!
그게 같이 살아가는 도리이다.



부부
-함민복-

긴 상이 있다
한 아름에 잡히지 않아 같이 들어야 한다
좁은 문이 나타나면
한 사람은 등을 앞으로 하고 걸어야 한다
뒤로 걷는 사람은 앞으로 걷는 사람을 읽으며
걸음을 옮겨야 한다
잠시 허리를 펴거나 굽힐 때
서로 높이를 조절해야 한다
다 온 것 같다고
먼저 탕 하고 상을 내려놓아서도 안 된다
걸음의 속도도 맞추어야 한다
한 발
또 한 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