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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이 다된 인터폰을 고치며!

아내가 "격"하게 칭찬 안해줘서 적어 놓는다.
그리고 난 공교육 과정에서 삶에 필요한 요긴한 기술을 배웠다. 이에 고마움을 전한다.

국민학교때 라디오 조립대회에 나갔다.
그 당시 과학상자 조립대회 라디오 조립대회같은게 유행이었다.
나는 5학년때 진해 도천국민학교에 라디오 조립대회에 참가했었다. 전교생이 8명인 학교라 친구들끼리 번갈아 과학상자대회. 글씨쓰기. 글짓기. 시쓰기. 라디오 조립대회. 글라이더 날리기대회. 고무동력기 날리기대회 등 대회를 번갈아 나갔다.
작은 학교라 여럿이 다같이 나갔었다.
완전 축복같은 일이였다.
완행버스를 타고 새벽같이 마산으로 나와 또 버스를 타고 진해까지 가는 긴 여정이었지만 시골을 벗어나 도시구경하는게 참 좋았다.
더욱이 대회를 마치고 선생님이 사 주시는 짜장면은 더욱 좋았다.
완전히 잿밥에 더 관심이 있는 대회 참가였다.

5학년때 나간 라디오 조립대회를 위해 난 라디오 조립키트를 샀다. 인두와 납땜용 납도 샀다.
흔하게 구 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였다.
그래서 한번 조립하고 다시 인두로 녹여 부품을 떼어 내고 또 다시 조립하는 연습을 꽤나 했었다.
그래서 지금도 집에 인두와 납땜 납이 있다.

얼마전에 20년 가까이된 우리 아파트 인터폰이 고장났다.
인터폰 푸쉬 버튼이 고장나 리턴이 안되는 증상이었다.
그러니 한번 눌러지면 하루종일 인터폰이 울린다. 그러니 인터폰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막상 새로 교체하자니 거금이 드는 일이였다.

자세히 뜯어보니 푸쉬버튼만 교체하면 될듯 했다.
근데 저 작은 푸쉬버튼 낯이 익다.
예전에 고장난 마우스를 뜯어보니 저렇게 생긴 버턴이 있었던것 같다.

몇일동안 주변에 버려진 마우스를 찾아다녔다.
그리고 오늘 주웠다.
낡고 오래되어 버려진 마우스!
근데 내겐 거금 30만원 상당의 물건인 것이다.

저녁을 먹고 마우스에서 작은 버턴하나를 인두로 녹여내고 인터폰에 이식을 했다.
완전 잘 된다.

한번 누르니 즉각 똑딱하며 복원이되었다.

이제 수화기를 올려놓아도 계속인터폰이 울리지 않는다.
국민학교때 배워두었던 기술을 제대로 사용했다.
기쁘고 칭찬받고 싶은데!

아내는 격한 칭찬을 안 해준다.
언젠간 "격"한 칭찬을 꼭 받고 싶다.

그리고 삶의 유용한 기술을 가르쳐준 나의 선생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