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발언대]흐르는 물에는 큰빗이끼벌레가 살기 어렵다.

[발언대]흐르는 물에는 큰빗이끼벌레가 살기 어렵다

전홍표 경남환경운동연합 시민환경연구소 연구원 webmaster@idomin.com  2014년 07월 14일 월요일


이 글은 옛날에 아주 못된 주인 아들 녀석의 잘못을 머슴이 대신하여 태형(笞刑)의 벌을 받듯 이 시대에 인간의 잘못으로 온갖 누명을 쓴 큰빗이끼벌레라는 태형동물(苔形動物)에게 바친다.

모든 환경관련 교과서에서 환경오염은 인구증가 즉 사람, 그로 인한 도시화와 산업화, 그리고 환경을 바라보는 인간의 왜곡된 관점 때문에 발생한다고 한다. 어떠한 교과서에서도 생물체가 환경오염 원인이라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현재 4대 강에 번성하는 큰빗이끼벌레는 환경오염의 원인으로 지목받아 씁쓸한 누명을 뒤집어 썼다. 요즘 많은 사람이 언론을 통해 알게된 큰빗이끼벌레는 모양이 낯설어 그렇지 괴물은 절대 아니다. 물론 생물체 자체 독성 또한 없다.

청정한 수역에서도 살며 오염된 수역에서도 존재하니 오염 지표 또한 아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정체수역, 즉 물의 흐름이 거의 없는 호수나 저수지 등에서 증식이 활발한 종인 것은 분명하다.

바닷물에 소금 성분이 있다고 오염을 걱정하는 사람은 없다. 우유 빛깔이 하얗다고 마시지 못하겠다고 걱정하는 사람은 없다. 바닷물에 당연하게 소금이 함유되어 있어야 하고, 우유 빛깔이 하얗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저수지나 호소에 큰빗이끼벌레가 살고있다면 걱정할 이유는 적다. 큰빗이끼벌레는 물의 흐름이 거의 없는 호수나 저수지 등에서 번식이 잘 되는 생물체이기 때문이다. 강물에서 보기 어려워야 하는 생물체가 대량으로 모든 강에서 발견되니 걱정하고 우려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물이 흐르지 않는, 정체수역에서 잘 자라는 생명체가 흘러야하는, 강에서 대량 번식하니 걱정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그것도 4대 강 모두에서 발견되었으니 4대 강 모두 물이 잘 움직이지 않는 강이 되었단 말이 아닌가. 그러니 걱정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우리 지역 젖줄인 낙동강에서도 큰빗이끼벌레가 발견됐다. 이 생명체 발견을 우려하는 이유는 낙동강 물은 1500만 명이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생명의 물이기 때문이다.

큰빗이끼벌레는 생명체이다. 번성했던 녹조가 죽게되면 물속 산소를 소비시키듯 큰빗이끼벌레도 사멸할 때에는 물속 산소를 소비시키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녹조와 달리 종속영양생물인 큰빗이끼벌레는 죽을 때 암모니아를 발생시켜 오염을 가중시킬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은 녹조와 함께 큰빗이끼벌레가 번성한 물을 이용해 정부가 더 많은 시간과 약품을 사용해 수돗물을 생산·공급하고자 노력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큰빗이끼벌레를 두렵고 걱정스런 벌레인 양 취급하는 것이다.

큰빗이끼벌레가 원래 잘 사는 호수나 저수지에서 발견되었다면 큰빗이끼벌레를 환경오염 원인으로 지목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큰빗이끼벌레의 누명과 많은 사람들이 낙동강에 지닌 걱정을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큰빗이끼벌레는 해롭지 않은 생명체임을 대국민 홍보를 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4대 강 사업 이후 더 이상 강은 흐르는 물이 아니라 큰빗이끼벌레가 사는 정체수역임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해답은 간단하다. 강물을 흐르게 하면 된다. 큰빗이끼벌레는 확실하게 물의 흐름이 거의 없는 호수나 저수지 등에서 증식이 활발한 종이다. 그래서 일단 보 수문을 열어 강물을 흐르게 하면 된다.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 흐르는 물엔 큰빗이끼벌레가 살 수 없다."

단순하지만 불변의 진리를 잊지 말아야 한다.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http://www.idomi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