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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분이 많이 생각납니다

시골집이 조용합니다.
그리운 분이 많이 생각납니다.
그 분의 향기가 아직남아있는 볏집더미 위에 앉아있습니다.
그분의 향이 납니다.
포근한 것이 그 분의 품과 같습니다.


나는 엄마 냄새를 잊지 않으려고 애쓰지만,
엄마 냄새는 자꾸 사라진다.
나는 엄마 냄새가 새어 나가지 않도록 집 안의 창문들을 꼭꼭 닫았다.
아빠는 투덜댔다. 지금은 여름이고, 날씨가 너무 더우니까.
거기다 아빠는 이제 나한테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를 잘 모르니까.
아빠는 내 눈을 보며 말하지 못했다.
왜냐면 내 눈이 엄마 눈과 똑같기 때문이다.
창문을 닫아야 엄마 냄새가 새어 나가지 않는다는 걸 나는 말하지 않았다.
왜냐면 '엄마'라는 말만 꺼내도 아빠가 울기 때문이다.
어른에게도 그건 쉽지 않은 일인가 보다.

어제 나는 마당을 뛰어다니다가 넘어지고 말았다.
무릎에 상처가 나서 아팠다.
아픈 건 싫었지만 엄마 목소리가 또 들려왔다.
그래서 아파도 좋았다.
나는 딱지가 앉기를 기다렸다가 손톱 끝으로 긁어서 뜯어냈다.
다시 상처가 생겨서 피가 또 나오게.
아파서 눈물이 찔끔 나오려 했지만 꾹 참았다.
피가 흐려면 엄마 목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으니까.
그러면 조금은 덜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