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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혼(招魂)

용마루에 올라 한손에 옷한벌 거머쥐고 망자의 넋을 위해 죽은 이의 이름을 세 번 부른다. 

어떤 시인은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라고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이별을 슬퍼했다.

오늘 오후 작년 유채꽃 축제때 초가집 용마루를 만들기 위해 볏집 이영을 이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적으셨다는 시 한편을 동네 형님께서 보내오셨다.

많은 사람들이 추억하고 그리워 해주셔서 고맙다.
갚으며 살아갈 길이 멀지만..어렵지만은 않겠다.
같이 추억하고 그리워하기 때문이다.

 
 

초혼(招魂)

                 조성래 지음

그을린 주름살이 웃는다
순박한 구릿빛 얼굴의 주름에서
세월의 시간들이
오월의 꽃 향처럼 베여서
어쩌면 슬픔이 묻어나고     
어쩌면 고뇌가, 또 기쁨이
살면서 쌓였던 먼지가 날리듯
다 깎겨지지 못 한 수염 사이에
삐져나온 흰 수염처럼
구릿빛 웃음은
외로워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