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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그리운 할아버지!

술을 무척이나 좋아하셨던 할아버지였다.
술을 좋아하신 만큼 동네에선 호인이셨다.
단지 할머니와 6남매의 아버지로선 동네의 칭송만큼 인정 받지는 못 하셨다.

그러나 나에게 만큼은 최고의 할아버지이셨다.

요맘때면 대나무 살을 잘 깍아 방패연을 만들어 주셨던!
다른 아이들은 실패에 줄을 감아 동네 골목길을 뛰어다니며 길연 정도만 날렸지만 쭉 뻗은 소나무로 연 얼레까지 만들어 주셨던 할아버지이셨다.

술이 한 순배 몸을 감으시면 흥겨운 마음에 환타 한 병을 사들고 보고픈 손자 학교에 오셔서 건내 주시고 가시곤 하셨던 할아버지였다.

소를 잘 길들여 소등에 손자를 태우셨던 할아버지였다.

소꼴 베러 가실땐 빈 바지게에 손자를 태우고 나가셨던 할아버지였다.

큰 나무를 잘라 B52 폭격기 장난감을 만들어 주셨던 할아버지였다.

오늘 같이 긴 겨울밤엔 늘 끼고 계시던 삼국지를 노래가락 처럼 손자에게 읽어 주시던 할아버지였다.

큰 꾸중들을 일이 있음 할아버지 바지가락만 잡고있음 해결되는 언제나 든든한 할아버지였다.

참 그리운 할아버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