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할머니의 비손

아버지!

할머니 사진을 올려놓고 아버지를 불러봅니다.

1922년생이시니 곧 백 살이십니다.
나이에 비하면 드시는 것도
거동하시는 것도 괜찮으십니다.
다만!

아들 셋을 앞세우시더니
스스로 단장의 고통을 잊으시기 위해
기억을 지우셨습니다.

아버지!
어젯밤 아버지를 모신 제사상 앞에서
늘 할머니가 그러셨듯

비손을 하셨습니다.
두 손으로 비시면서
오셨으니 많이 드시고
자손들 잘되도록
건강하도록 비셨습니다.

그 모습에
울컥 가슴이 메 왔지만
이 또한
한편으로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싶어
메이는 가슴은 내려졌습니다.

혹여나
남겨진
할머니 걱정을 하실 듯하여
할머니 사진을 올려놓고
아버지를 불러보았습니다.

목련꽃
벚꽃
필 무렵
아버지를
생각하는 게 나쁘지는 않네요!
세월의 힘이겠지요?

할머니의 나이 듦도
세월의 힘이겠지요?

또 이런저런 연유로 아버지 생각이 드는 밤
안부 글 올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