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SNS 활동은 꽤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
1995년 수능시험 이후, 모뎀통신으로 나우누리의 진보동호회 ‘찬우물’ 활동을 시작했는데, 당시 우리는 ‘반란’이라는 96학번 모임을 운영했다. 방안에 앉아 각 학교 학생들과 소식을 주고받을 수 있었고, 매달 10만 원에 달하는 전화비와 어머니의 등짝 스매싱을 무릅쓰고 즐겼던 나의 첫 SNS 활동이었다.
그 후 세이클럽을 즐겼고, 아이러브스쿨에서도 한동안 활동했다. 나모 웹에디터가 보급되던 시기에는 ‘misojari.wo.to’라는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어 운영하기도 했다. 다음 카페에서는 육아, 자동차, 인테리어, 개인 취미를 주제로 활발히 활동했다.
본격적인 SNS 활동은 싸이월드를 통해 이어졌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다양한 영상툴로 무장한 요즘 SNS 플랫폼은 솔직히 따라가기 벅차다.
가끔은 그 시절 나우누리 찬우물 같은 게시판이 다시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때의 SNS는 자랑을 위한 공간이 아니었다. 비난과 조롱도 지금처럼 난무하지 않았다. 얼굴은 몰라도 마음은 솔직히 전할 수 있었고, 서로의 생각에 매료되어 손편지를 주고받으며 진짜 친구가 되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레드, 링크드인 어디와 비교해도 그때의 SNS는 훨씬 솔직하고 지성적이었다.
그 시절처럼 마음을 나누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다시 생겼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