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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여 년 전 부부의 애틋한 사랑을 담은 한글 편지

'분(화장품)하고 바늘 여섯을 사서 보내네. 집에 못 다녀가니 이런 민망한 일이 어디에 있을꼬 울고 가네’. 500여 년 전 부부의 애틋한 사랑을 담은 한글 편지입니다.

조선 전기인 1490년에 나신걸(羅臣傑. 1461∼1524)이란 분이 자신의 부인 신창 맹씨(新昌孟氏)에게 보낸 친필 한글 편지입니다.

500년 전, 부인을 향한 애잔한 마음을 구구절절이 담은 한글 편지입니다.

당시 군관(소위나 중위쯤 되는 초급 장교)으로 북방에서 여진족과의 대치 중에 집에 있는 아내한테 쓴 편지입니다.

내용은 대강 이러하답니다.
논밭은 다 소작 줘버리고 당신은 농사짓지 마세요!
종이 꼬드겨도 당신 농사 지으면 안 돼요!
봇물 있는 논에 모래가 꼈을 텐데 그거 가래질해야 하는데 기새(아들 이름)한테 거들라고 해!
내 옷 좀 보내줘! 안에 껴입어야겠어.
내가 입던 헌 비단옷은 보낼 테니까 기새 한데 물려 줘!
바늘 여섯 개 사서 보낸다.
이번엔 휴가 잘려서 집에 못가 눈물이나!
어머니랑 애들 데리고 잘 있어요!

그가 멀리 함경도 경성 군관으로 부임 받아 가면서 부인 신창 맹씨(新昌孟氏)에게 안부를 전하며 가정사를 챙기는 내용이 달곰하게 한글로 담겨있습니다.

한글 반포가 1446년인데 불과 50여 년 지난 시점에 쉬운 한글로 편지를 쓰셨습니다.

아름다운 글!
쉬운 글!
자랑스러운 글!
한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