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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잘해야 넓은 스펙트럼을 가질 수 있다. 그럼 공부는 뭘까?

여러 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이 늘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공부를 잘해야 인생의 스펙트럼이 넓어진다."

스펙트럼이란 말은 보편적으로 무지개빛깔을 떠올립니다.

그러나 스펙트럼의 의미를 Specification의 준말인 "스펙"으로 이해하시는 분들이 많으신 듯합니다.

왜냐하면 공부를 잘해야 얻을 수 있는 스펙트럼을

흰색 까운을 입은 의사

파란 하늘을 날으는 파일럿이나 스튜어디스

검정색 슈트를 잘 차려입고 대기업에 출근하는 직장인

자주색 법복을 입은 법조인 등을 염두해 두고

"공부를 잘해야 인생의 스펙트럼이 넓어진다."고 하시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황금색 들녘에서 수확을 하는 농부

구릿빛 얼굴에 건강함이 묻어나는 노동자

파란 바다에서 해산물을 잡아 올리는 어부

초록의 자연을 지키기 위해 활동하는 환경 활동가를 인생의 스펙트럼에 포함 시키지 않기 때문입니다.

스펙트럼은 융합과 다양성일인데 모든 아이들을 획일적인 색깔로만 칠하려 하는 듯 합니다.

늘 입으로만 스펙트럼을 이야기 하면서 흰색이냐 파란색이냐 검정이냐 자주냐 등의 단색만 요구하니 말입니다.

오늘 지난 1년 동안 람사르환경재단. 마창진 환경운동연합, 그리고 지역의 전문가 분들과 함께 "시민의 눈, 학생의 눈, 그리고 시민과학을 모토"로 창포만을 모니터한 보고서를 받았습니다.

 

 

 

저는 이런 아이들과 현장에서 놀며 배우며 즐기며 산, ,바다의 가치를 아이들과 함께 하는 교육이 아이들의 인생의 스펙트럼을 넒힐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참가한 학생들은 창포만의 근간인 하천과 논 그리고 창포갯벌, 그곳을 삶의 터전으로 여기고 살아가는 지역주민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조사했습니다.

 

창포만은 창원시에서 최대 면적을 자랑하는 곳으로 해양생물의 산란지이며 서식처인 갯벌입니다. 또한 창포만은 담정(藫庭) 김려(金鑢) 선생께서 1801(순조 1) 신유사옥(辛酉邪獄)에 연루되어 유배 생활을 하면서 어부들과 흉금 없이 지내고 물고기나 조개들을 익숙하게 접하게 되면서 우리나라 최초의 어보인 우해이어보(牛海異魚譜)를 집필 하신 곳이기도 합니다.

 

<1832년 작성된 경상도읍지: 담정(藫庭) 김려(金鑢) 선생께서 1801(순조 1) 신유사옥(辛酉邪獄)에 연루되어 유배 생활을 하신 우산앞에 4척의 배가 그려져 있으며 마주보고 창포(진해현의 창고가 있어 倉浦라 불리웠음)가 나타나있다.>

그래서 학생 시민모니터링은 그 과정 자체가 역사 교육이며 생태 환경 교육이자 세밀화를 그리고 허수아비를 만드는 미술 교육이며 고둥의 서식 환경을 조사한 과학 교육이었습니다.

 

그 활동 과정과 결과는 갯벌과 해양환경에 대한 인식을 증진하는데 큰 기여를 하였으며 도시 학생이 농산어촌을 경험 할 수 있는 넒은 스펙트럼의 교육이었습니다.

 

여기에 참가한 학생들은 한 평의 갯벌의 기능이 무엇인지? 얼마나 중요 한지?

저녁 밥상에 올라온 고등어 한 마리가 어떻게 우리 밥상까지 오게 되었는지?

된장국의 홍합과 조개가 어떻게 잡혔는지 훤히 알게 되었을 것입니다.

가끔 먹기 싫은 밥알 한 톨이 어떤 과정으로 우리 입에 들어오는지 알게 되었을 것입니다.

 

내년에도 이러한 시민모니터링 사업이 지속되길 바라면서 글을 마무리 짓겠습니다.

내년에는 황금빛 들녘이나 푸른 바닷가 근처에서 음악 수업도 한번 진행해 볼까 합니다.

그것이 저는 아이들의 인생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하나의 방편이라 여기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