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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秋夕) 그리고 차례(茶禮)

추석(秋夕) 그리고 차례(茶禮)

추석 연휴가 다가왔습니다.
추석을 맞이하여 온 가족이 모이면 좋은 일도 많겠지만 꼭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때문에 명절 스트레스라는 말도 있습니다.

올해 추석 가장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무엇이냐?는 설문조사에서 주부들의 38%는 과도한 가사노동이라고 답했고 2위는 35%의 지지를 받은 '돈 지출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손꼽혔습니다. 
그리고 20%는 '귀성길 교통체증'이 차지했습니다.

돌아가신 날에 모시는 것을 제사 또는 기제사(忌祭祀)라 하고 설날이나 추석같은 명절에 모시는 것을 차례(茶禮)라고 합니다.

예전 예법에 따르면 차례는 매달 음력 초하루, 보름 과 명절, 조상들의 생일날 아침에 간단하게 지내는 것이였다고 합니다.

그런 복잡한 예법은 세월따라 없어지고 이제는 명절에만 차례를 지냅니다.

차례하고 함은 제사를 지낼때 음식이나 차 마실 때 곁들여 먹는 간식처럼 간단하게 음식을 올려 예를 갖췄기에 차례(茶禮)라고 불렀답니다.

이처럼 추석(秋夕)과 차례(茶禮)의 본질은 그나마 풍요로운 계절에 온 가족이 모여 하나의 뿌리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상기하며 서로 우애를 다지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차례의 본질만 기억한다면, 그 형식은 여건에 맞추어 바꾸어도 무방합니다.
본질은 잊은 채 형식을 고수하느라 시월드니 조상의 음덕을 입은 사람은 모두 해외로 떠났느니 등 가족간에 갈등을 빚어서는 안 될 일입니다.
그리고 형식을 고수하기 위해 과도한 가사노동과 경제적 부담을 지니면서 명절 스트레스를 만들 이유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예법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해왔고 변해야만 합니다. 예법은 스트레스가 아니여야만 하기에 그러합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란 말이 정말 실현 되려면 예의 형식을 따지는게 중요하지 않아야합니다. 진정한 풍요는 마음이 풍요로워야 하기때문입니다.

가족의 이해와 배려가 형식 보다 소중합니다.

이해와 배려가 넘쳐나는 스트레스 없는 훈훈한 명절 되시길 바랍니다.

<사진. 2003년 호주에서 친구들이랑 차린 차례상>